2022 한국섬유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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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에서 죽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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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1일 -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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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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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리셉션 : 2022. 9. 21(수) 1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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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 : 한국섬유예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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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원 : 수원특례시
참여
작가
고금화 Go Keumhwa, 구희정 Ku Heejung, 권기미 Kwon Kimi, 김경희 Kim Kyounghee, 김경희 Kim Kyeonghee, 김애경 Kim Aehkyeong,김영혜 Kim Younghae, 김옥현 Kim Okhyun, 김은숙 Kim Eunsook, 김현숙 Kim Hyunsook, 김혜숙 Kim Hyesook, 남병연 Nam Byeongyeon, Deborah L. Morris, Rachel Singel, Mary Ann Carothers, María Ortega Gálvez, 박미영 Park Miyoung, 박숙현 Park Sukhyun, 박순미 Park Soonmi, 박순애 Park Soonaea, 박순이 Park Soonyi, 박연순 Bak Yeonsun, 박영자 Park Youngja, 백문혜 Baik Moonhe, 서은영 Seo Eunyoung, 서혜영 Seo Hyeyoung, 신명선 Shin Myungsun, MJ Hueske Kinman, 오정은 Oh Joungeun, Yosi Anaya, 우현리 Woo Hyunri, 윤정희 Yoon Junghee, 이미영 Lee Miyoung, 이유주혜 Yiyu Juhye, 이은희 Lee Eunhee, 이주예 Lee Juye, 이태숙 Lee Taesook, 임선양 Lim Sunyang, Ying Kit Chan, 장혜홍 Chang Haehong, 최인숙Choi Insook, 한지혜 Han Jihae
LAFTA(루이빌섬유예술인회)
TSGNY(미국 뉴욕텍스타일연구회)
W T A(국제텍스타일예술회)
CALL
FOR
ARTISTS
Glenda Mah, 김경일 Kim Kyungil, Dawn Tomlinson, Laurie Mutalipassi, Lisa Rosenstein, Marielle Huijsmans, 박수희 Park Suhee, 시미혜 Shi Mihye, 신창순 Shin Changsoon, 양애자 Yang Aeja, Elizabeth Runyon, 오경하 Oh Kyungha, 유선경 Yu Sunkyung, 이희경 Lee Heekyung, Janet Cooper, 홍재신 Hong Jaeshin, 정경옥 Jung Kyungok, 정소영 Jung Soyoun, 조현주 Cho Yunjoo, Jingshuo Yang, Carolina Yrarràzaval, Kari Roslund, Hannah Sandström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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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 : 프랑스, 벨기에의 장애인, 입양아들이 ‘한국’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과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으로. 작은 조각의 천위에 자수와 드로잉 등을 하였다. 조각작품 이은 대형 2점으로 평화와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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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미국 루이빌Louisville의 10여 개의 고등학생 120여 명이 참여했다. '인종과 장애’라는 주제 아래 특히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느꼈을 아이들의 마음과 바람 등을 작은 천 위에 자유롭게 꾸몄다. 120개의 작품을 엮은 3개의 대형 작품.
한국
섬유예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김찬동
전 수원시립미술관장
인간의 삶에 섬유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5,000년 전 이집트의 아마로 짠 직물에 관한 기록이 나오고 기원전 3,500년 전 인도의 면화로부터 실을 뽑아낸 기록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의 경우, 중국 상고시대 황후 서능이 우연히 차에 빠트렸던 누에고치를 건져 올리다가 실을 발견케 된 전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조선 시대부터 마직물 의복을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통일신라 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다른 마직물의 옷감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산업혁명을 통한 면방직 산업과 1930년대 발명된 나일론 등 인공섬유와 1944년 아크릴, 1959년 폴리우레탄 등 20세기 중반 합성섬유 개발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화학섬유 산업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섬유는 단순히 의복뿐만 아니라 건축·토목·항공·자동차·의료·화장품에서 식품까지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을 폭넓게 감당하고 있다.
섬유는 유사 이래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삶과 문화를 지탱해온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강보에 싸여 생활을 시작하고 세상을 떠날 때 역시 수의에 싸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섬유는 인간의 통과의례에 있어 기본적으로 의복의 재료로 사용되지만,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공간을 장식하거나, 제의나 집단의 상징으로 또는 실용적으로는 물건을 포장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섬유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숙명을 가진다. 실제로 생활 속에서 섬유는 다양한 패션의 소재이며 이를 위해 직조, 염색, 수놓기, 꿰매기 등의 장인들의 기술을 힘입어 섬유의 영역을 확대하고 증폭시켜 왔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섬유는 디자인과 공예의 산업적 영역으로 확대되고 대량생산되기에 이르렀다. 한 편으론 실용적 쓰임과는 별도의 미학적 차원을 발전시켜 독립된 예술적 영역으로 발전하였다.
한국의 섬유예술은 전통적으로 다채로운 규방문화를 구성하는 핵심요소가 되어왔다. 남성들이 개입할 수 없는 독자적인 공간에서 그들만의 전승문화로 발전되어 왔다. 재료로는 실과 천을 비롯해 한지, 모시, 실크, 면 등 갖가지 천연재료를 사용하며, 시대를 따라 의복과 장신구, 침구와 생활용품 등을 남기고 있다. 어느 민족에게나 유사한 문제이지만 이 섬유예술은 정치, 사회적 흐름 속에서 시대의 정신과 철학, 사상을 반영하게 된다. 한국 전통 섬유 예술들에서 보이는 특성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유목 민족의 문화적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샤머니즘 그리고 불교, 유교적 전통과 연관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인접 국가나 민족들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한국인들만의 고유한 정서와 감성으로 녹여낸 것이다. 샤머니즘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의 기저를 형성해왔다. 샤머니즘적 전통은 북방의 중앙아시아와 몽골, 만주 등 유목민들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여 천손 사상이나 태양숭배의 제의적 의미를 담은 기복적 상징들을 반영하며 색동과 같은 원색적인 속성으로 나타난다. 불교의 영향은 보통 경전이나 교리를 반영한 자수와 장신구 등과 같이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종교적 상징 형상들이 주종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유교적 전통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성리학 사유를 기반으로 선비정신을 반영한 검박한 요소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모시나 삼베를 사용하며 모노크롬의 색상을 구사하는 서민들의 검소한 의복이나 보자기, 또 다른 한편 비단 천 등 화려한 천의 자투리를 이어붙여 소박하면서도 다채로운 현대적 조형미를 가진 전통 보자기 등을 들 수 있다. 주로 14세기 이후 지속되어온 유교 문화는 인공적, 작위적이기보다는 좀 더 자연친화적이며, 음양오행(陰陽五行),천원지방(天圓地方)과 같은 세계관을 구현한 소박미와 자연미를 특성으로 한다. 사물을 대상화하여 분석하기보다는 사물의 이치에 순응하며 조화를 이루려는 입장이 그것이다.
20세기 초 서구문화의 급속한 유입 이후 전통적인 섬유예술은 재료나 기법 등 조형적 측면에서 태피스트리, 마크라메, 래핑과 코일링, 크로셰, 니팅, 디지털 프린트 등 서구 현대미술의 맥락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의 섬유예술은 여전히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공 염료나 화학 섬유보다는 자연 염료를 통한 전통 염색 방식과 순수 자연 섬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기계적 제작보다는 수공적 제작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또한 위에서 살펴본 체화된 전통적 요소들을 현대화하여 독특한 한국섬유예술의 위상을 정립하는 일과 이를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일에도 관심이 점증되고 있고, 활동 또한 활발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한국의 섬유예술 분야의 연구를 심화 확대하고 글로벌 무대와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2021년 한국섬유예술포럼(Korea Fiber Art Forum:이하 KFAF)이 출범하였는데,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된다. KFAF는 그동안 한국섬유예술 분야의 축적된 역량을 발판으로 염색, 자수, 누비 등의 전통 명장들과 다양한 현대 섬유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한국섬유예술의 정체성과 특성을 연구하고 이를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보자기 문화를 기반으로 한국의 섬유예술을 소개하기도 하였지만, KFAF는 영역을 더 확대하여 총체적인 한국의 섬유예술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올해 그 첫 사업으로 오는 9월 21-27일까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국내외 42명을 초청한 메인 전시회와 해외 총 3개의 섬유예술 단체들의 초대전, 공모에서 선발된 신진 작가 22인전, 그리고 루이빌 10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인종차별문제라는 주제로 만든 조각보 3점, 프랑스, 벨기에의 장애인, 입양아들의 협동 작품 2점의 전시회와 학술행사를 개최한다. 해외에서 참여하는 팀들로는 LAFTA(미국 루이빌섬유인그룹) 21명,TSGNY(미국 뉴욕텍스타일그룹) 31명, WTA(국제텍스타일협회) 약 12명 등 3개 팀 64명의 작품이 참여한다. KFAF는 이후 다양한 해외전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2023년도 3, 4월에는 미국 루이빌의 Asia Institute의 Crane House, Cressman Center for Visual Arts, KMAC Museum, Louisville Visual Art, Metro Hall, 21c Museum 등 총 6개 공간에서 ‘탄생으로부터 죽음’을 주제로 <한국섬유예술2023, 루이빌(2023 Korea Fiber Art Bien, Louisville)>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KFAF가 목표하는 한국섬유예술 분야의 역량의 결집과 심화, 그리고 확장된 네트워크의 기반이 조성되기를 기원하며, 한국섬유 예술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 미래의 위상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전시를 기획한 운영진과 전시에 참여해 주신 모든 작가들에게 감사드리며, KFAF가 지속적으로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그 탁월한 역량을 확대시켜 나가기를 기원한다.